애플 워치에서 페블 타임 라운드로 기변기

일반 시계를 제외하고 손목에 차는건 핏빗(Fitbit) HR을 몇달 쓰다가, 애플 워치(Apple Watch)를 1년 가량 써보고 최근 페블 타임 라운드(Pebble Time Round)를 구입해서 쓰고 있다. 애플 워치를 나름대로 충분히 써본 경험에 더해 페블 타임 라운드와의 비교를 남기려 한다.

페블 타임 라운드

당연한 말이지만, 주관적인 경험에 의한 주관적인 평가다. 내가 어떤 기능을 쓸모 없다고 말한들, 나에게 쓸모가 없다는 것이지, 그것이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쓸모 없다는 말이 아니다.

쓰고나니 글이 불필요하게 많이 길어졌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은 제일 아래에 알림(Notification)워치페이스(Watchface) 부분에 적었다.

Fitbit HR
핏빗 HR

애플 워치

애플 워치의 유용성에 대한 평가는 사기 전에도 그렇게 기대하지 않았다. 오히려 사고나서 쓸 수록 조금씩 떨어졌다. 뭐, 크게 못쓸만하다거나, 절대 살 필요가 없다고 할 정도로 나쁘진 않지만, 처음부터 그리 큰 기대는 하지 않았고, 그냥 그 기대가 거의 계속 이어졌다.

애플 워치

애플 워치를 크게 기대하지 않으면서도 구입한 이유는 이렇다.

  1. 어차피 고급 시계, 아니 중급 시계도 원래 비싼 편이고, ‘스마트 워치’를 표방하는 시계들은 별로 안이쁜 것들이 많다(반면 LG 어베인 시리즈는 디자인이 훌륭했지만 난 아이폰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애플 워치는 훌륭했다.
  2. 중고 가격이 그렇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 믿고 있었고(또 그게 맞았고),
  3. 이미 핏빗 HR을 써본 경험으로 적어도 손목 알림은 굉장히 유용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4. 사실 그 당시 스트레스성 지름도 한 몫 했다. 하핫.

그렇게 해서 구입한 애플 워치는 그 자체로는 그렇게 나쁘진 않았다. 원래는 페블 타임(라운드가 아닌 그냥 페블 타임)을 구입하려 했지만 아무래도 투박한 디자인 때문에 페블 타임 킥스타터를 취소까지 하면서 애플 워치를 구입했었고 나름 잘 썼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활용하기는 문제가 많았는데(이 문제들은 상당수 다른 스마트워치도 마찬가지로 가지고 있는 문제들이다), 일단 시계 조작을 하는 것이 매우 불편하다는 것이다. 웬만한 핸드폰은 한손으로 조작이 가능하다. 하지만 애플 워치는 한 손은 올리고 다른 손은 조작하는, 사실상 두손이 필요하다. 그리고 올린 손은 금방 팔이 아파져서 오래 조작하기 힘들다. 액정 작은 건 말할 것도 없고.

애플도 이 점을 잘 알기 때문에 음성 지원에도 신경을 썼는데, 개인적으로는 음성 지원을 테스트를 제외하고는 쓰지 않았다.

오히려 걱정했던 짧은 배터리와 수면 체크 부재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흠집이 나기 쉬운 시계 특성상 굳이 애플 워치를 차고 잘 일도 없을 뿐더러, 항상 집에 들어오면 시계를 풀러 충전을 하기 때문에 배터리는 단 한번도 문제가 된 적이 없다(전날 충전을 안한 날도 아껴쓰면 다음 날까지 대충 버티긴 했다). 수면 체크 부재는 처음엔 실망스러웠지만, 생각해보니 애플 워치는 어차피 차고 잘 물건이 아니었다.

애플 워치는 결과적으로는 애플 워치 앱보다는 핸드폰 알림을 보는 용도로는 꽤나 잘 쓰고 있었다. 핸드폰 진동 보다는 손목의 진동이 더 부담이 적기 때문에 좋았다.

페블로 기변한 이유는 그냥 페블 타임 라운드가 이쁘기 때문이다. 가격도 ‘애플 워치 중고 판매 가격’ > ‘페블 타임 라운드 새거 가격’이라서 중고로 팔아도 새걸 살 수 있었다(신품 가격은 2배 이상 차이 난다). 이것도 큰 이유가 되었다.

그리고 애플 워치는 너무 흔해졌다(그렇게 따지면 아이폰도 흔한데..). 흰색 시계줄을 차고 있으면 90%의 확률로 애플 워치. 난 옷이라던가 시계라던가, 등등 다른 사람과 같은 걸 입는걸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한 이유로 기변을 했고, 애플 워치를 1년 정도 쓴 이후 페블 타임 라운드로 갈아탄 후 느끼는 장단점 비교 해보겠다(페블 타임과 페블 타임 스틸은 또 다를 수 있다)1.

화면

애플 워치의 화면은 Flexible AMOLED다. 매우 밝다. 계속 켜져 있으면 배터리 광탈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꺼져 있다. 반면 페블 타임 라운드는 컬러 전자 잉크다. 기본적으로는 켜져 있어도 배터리 소모가 거의 없다(화면이 변하지 않으면 배터리 소모가 없다). 하지만 전자 잉크는 백라이트가 없으면 빛이 반사되어야만 화면이 보인다. 일반적으로 전자 잉크의 백라이트는 그렇게 밝지 않다.

애플 워치와 페블은 화면/백라이트 켜짐을 다르게 인식한다. 애플 워치는 사용자가 시계를 보려고 손목을 들면 꺼져있던 화면이 켜진다. 매우 똑똑하게 잘 잡는다. 정말로 똑똑하다. 켜지는 동안 약간의 딜레이가 있긴 한데 크게 신경 쓰일 정도는 아니다.

반면 페블 타임 라운드는 흔드는 행위(정확히는 손목을 비튼다)로 켜짐을 인식한다(애플 워치와 마찬가지로 버튼으로 조착해도 켜진다). 화면은 항상 기본적으로 표시 되고 있다가 백라이트가 켜지는 건데, 애플 워치를 쓰다와서 그런지 매우 불편하다.

이런 특성을 두고 각기 장단점이 있는데, 조금 써보니 애플 워치가 차라리 낫다. 애플 워치는 똑똑하게 인식은 해주지만 화면이 켜지기까지 약간의 딜레이가 있어서 약간 불편한 정도인데 이 정도면 전혀 문제 없이 쓸 수 있었다.

페블 타임 라운드는 항상 켜져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 문제는 액정이 굉장히 어둡다는 것이다. 컬러 전자 잉크가 어둡다는 말은, 가령, 흰색도 회색이고 검은색도 회색이다. 명암차가 정말 적어서 시안성이 굉장히 안좋다. 컬러 전자잉크라서 몇년은 지나야 훌륭해질듯 한데, 아직은 많이 멀었다.

백라이트 없는 페블
밝은 방안이다.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 순식간에 보기에는 좀 무리가 있다. 보통 시계 볼일이 있으면 무조건 백라이트를 켜서 본다(항상 꺼져 있는 것과 별 다를거 없이 쓴다는 말).

물론 백라이트가 켜지면 충분히 괜찮다. 하지만 애플 워치처럼 원하는 순간에 백라이트가 잘 켜지는 건 아니기 때문에 매우 불편하다.

즉, 요약하자면, 애플 워치는 거의 모든 상황에서 손쉽게 시간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페블 타임 라운드는 항상 켜져 있어도 시안성이 너무 안좋고 백라이트 켜는 것도 매우 불편하다. 그래서 페블은 항상 켜져있어도 시안성이 안좋아서 개인적으로는 애플 워치의 승.

배터리

애플 워치는 배터리가 하루를 간신히 넘긴다. 페블은 이전 제품들까지는 오래 갔었는데, 페블 타임 라운드는 오래가지 않는다. 내 사용 기준으로는 대략 애플 워치의 2배 정도라고 보면 되지 않을까 싶다. 이것도 워치페이스(시계 화면)을 뭘로 설정하느냐에 따라 완전 다르다. 보통 분당 바뀌는 워치페이스를 쓴다. 만약 초당 바뀌는 워치페이스면 아마 애플 워치보다 빨리 닳을꺼다.

어쨌건 기본적으로는 더 오래가는건 거의 맞는데 이 점은 내게 딱히 페블 타임 라운드의 장점이라고 보여지진 않는다. 위에도 적었 듯이 집에 오면 애플 워치를 풀고 충전하는 습관이 전혀 불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여행을 가게 되면 반드시 애플 워치 충전기를 챙겨야하는 불편함은 있지만. 페블 타임 라운드의 충전 시간은 매우 짧다. 10~20분 정도? 그만큼 배터리가 적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래서 차고 자면서 수면 시간을 체크한다고 해도 큰 무리 없이 쓸 수 있을듯 하다.

시계줄

시계줄의 퀄리티의 경우 둘다 가장 싼 것 기준으로 애플 워치의 시계줄(스포츠 밴드)이 훨씬 좋았다. 약간 특수하게 만든 것이라, 차고 풀기도 굉장히 편했다. 반면 패블 타임 라운드의 기본 밴드는 가죽 밴드인데, 그냥 쌩 가죽의 느낌이라 움직일 때 종종 삑삑(?) 뾱뾱(?)하는 소리도 들리고 좀 싸구려스럽다. 다행인 점은 전반적으로 시계줄이 좀 싼 편이라 실리콘 재질로 하나 추가 구입 했다(애플 워치의 시계줄은 써드파티 제품도 비싼편이다). 위의 갈색 실리콘 줄이 추가로 산 줄이다.

페블 타임 라운드 시계줄의 손 목 묶는 곳은 일반적인 가죽 시계줄과 비슷해서 차고 풀기 불편하기도 하고 아마 좀 쓰다보면 헐어서 오래 못쓰고 교체를 해야할 듯하다(애플 워치도 때 타고 하는 점 때문에 교체를 염두하긴 해야한다). 그래도 싸서 만족.

심박수 vs 수면 체크

애플 워치는 심박수를 재주고, 페블 타임 라운드는 수면 체크를 해준다. 개인적으로는 시계를 차고 잠을 자는건 별로다. 미밴드나 핏빗은 괜찮다(재질도 그렇고 편안함도 그렇고). 굳이 수면 체크가 필요하다면 차라리 운동 할 때 혹은 집에 와서는 미밴드나, 핏빗을 차고 있는게 나을듯 하다. 따라서 수면 체크는 나에겐 장점이 되지 않는다. 딱 한번 차고 자봤는데, 하루 사용 소감은 굿. 하지만 골드 로즈 재질 특성상 상처 방지를 위해 더 자고 자진 않을듯 하다ㅎㅎ

애플 워치는 심박수 기능이 있는데, 이게 큰 도움이 되느냐 하면.. 음.. 글쎄…. 뭐, 없는 것보다는 낫다. 하지만 연속으로 재주지 않고 띄엄띄엄 재주기 때문에 그리 유의미한 데이터가 되진 않는다. 거의 일별 min/max 정도만 남는다고 보면 된다2.

앱 지원

종류로 보면 당연히 애플 워치가 압승이다. 하지만 대부분 저~언혀 쓰지 않는 기능이다. 힘들게 애플 워치로 조작하느니 그냥 핸드폰을 꺼내서 쓰는게 백배 낫다. 물론 핸드폰을 쉽게 꺼내지 못하는 상황은 예외로 치겠다. 개인적으로는 앱 지원이 거의 쓸모 없었다. 나중에 카톡도 애플 워치 지원이 업그레이드 되면서 대화 내용을 애플 워치로 확인 할 수 있었는데.. 이것 역시 ‘왜 굳이 내가 애플 워치로 이걸 조작하고 있지’의 느낌이다.

또한 핸드폰과의 전송 딜레이 때문에 가뜩이나 쓸 일이 없는 앱들이 더더욱 무쓸모가 되어버린다. 예를 들어, 카톡이나 메일을 급히 잠깐 확인한다 싶으면, 그거 동기화 하는게 엄청 오래 걸린다. 시계는 원래 팔을 들고 있으면 팔 아프다. 정말 이게 뭐하는건가 싶다.

페블 타임 라운드는 앱의 개수는 훨씬 적지만, 직접 만들어 쓰기 편한다는 장점이 있다. 애플 워치도 얼마든지 직접 만들 수 있지만, 페블 타임 라운드가 만들기 훨씬 편하다. 이런건 프로그래머 기준인 것이지만, 어쨌건 내 기준엔 그렇다(뭐, 직접 만든다 한들 그렇게 쓸모 있는게 있을까 싶긴 하다).

버튼 조작

하드웨어는 애플 워치의 압승, 소프트웨어는 페블 타임 라운드의 압승이다.

애플 워치는 제법 두껍다. 하지만 곡선형 바닥 모양 덕에 일부는 살에 파묻혀서 제법 적당한 두께가 된다(사실 적당함 보다는 약간 더 두껍다고 본다). 페블 타임 라운드는 굉장히 얇은 편이다. 그래서 얇은 만큼 버튼 조작하기가 어렵다. 애플 워치처럼 바닥 가운데만 조금 두꺼웠으면 좋았을 뻔 했다. 차라리 배터리를 좀 더 달아보지. 애플 워치는 버튼이 적당히 올라와 있어서 버튼 조작이 편하다. 페블 타임 라운드는 워낙 얇아 손목에 철썩 달라 붙은 느낌이라 조작하기가 힘들다. 버튼의 완성도(유격)도 애플 워치가 훌륭하다. 그런 의미에서 버튼의 하드웨어는 애플 워치 압승.

하지만 애플 워치는 버튼을 커스터마이징 할 수가 없다. 내 경우는 버튼 두 개 중 하나는 스크린샷 찍을 때 빼고는 전혀 누르지도 않았다(자주 쓰는 연락처 버튼인데 내게는 정말 쓸모 없었다). 반면 페블 타임 라운드는 위, 아래 버튼을 각각 길게 눌렀을 때 실행할 앱을 선택할 수 있다. 이거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하다.

알림(Notification)과 알람(Alarm)

개인적으로 알림과 워치페이스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알림이야 말로 가장 쓸모 있는 것들 중 하나다.

알림 역시 아무래도 애플 워치 쪽이 완성도가 훨씬 높다. 애플 워치는 진동(소리)과 비진동(무음)이 구분되어 있다. 그리고 그건 기본적으로 아이폰 설정에 따르고 원하면 변경할 수도 있다.

아이폰에서 소리가 나지 않는(진동이 없는) 알림이라면, 애플 워치에서도 진동이 오지 않는다. 그러면 애플 워치에서도 진동은 없이 화면만 켜진다. 괜찮은 기능이다. 그리고 애플 워치에 연결이 되어 애플 워치에 진동이 올 경우 굳이 불필요하게 아이폰의 알람은 울리지 않는 등의 디테일한 구현도 좋다.

또한 예를 들면 애플 워치에서는 이런게 가능하다. 내 경우 카톡 단톡방 알림은 무음으로 하고, 개인 알림만 소리(진동)로 해둔다. 그러면 단톡방 알림은 진동이 울리지 않고 화면에 뜨기만 해서 간섭이 적고, 애플 워치에서도 진동이 울리지 않는다. 반면 개인 알림은 소리(진동)으로 두어 개인 알림만 애플 워치에 진동이 생긴다. 이 사소한 차이가 정말 매우 편리하다.

반면 페블의 알림은 단방향이고 단순하다. 아이폰에서 알림이 오면(무음 여부는 무관), 일단 페블에서도 알림이 오고 진동이 온다. 개별적(앱 별) 알림 전체를 끌 수는 있지만 무음으로 바꿀 순 없다3. 이런 상황 때문에 위에 말한 것처럼 카톡 단톡방/개인방 구분 같은건 할 수 없다.

어떻게 보면 알림을 끌 수 있기만 해도 충분히 괜찮긴 한데, 아무래도 애플 워치의 완성도 높은 알림을 쓰다가 오니까 좀 아쉽긴 하다. 애플 워치가 워낙 훌륭하게 구현한 덕에 생기는 차이를 빼고는 알림 자체는 매우 편리하다.

알람(Alarm)도 아쉬운 부분인데, 애플 워치의 경우 아이폰의 알람을 애플 워치로 알려준다. 페블도 당연히 그럴꺼라 생각했지만, 페블은 알림(Notification)만 전달해주기 때문에 알람은 전달하지 않는다. 물론 페블 자체적으로 알람 기능도 있기 때문에 그걸 쓰면 된다.

결론은 페블의 알림, 나름대로 쓸만하다. 하지만 애플 워치가 워낙 훌륭해서 애플 워치를 쓰다가 오니까 조금 아쉽다.

워치페이스(Watchface, 시계 화면)

워치페이스가 앱 지원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정말 앱을 조작하여 다루는 건 핸드폰에서 하면 되고, 사실 시계는 시간을 보는 그 순간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백라이트 켜진 페블 타임 라운드

워치페이스는 기본적으로 시간이 나오는 시계 화면을 말한다. 애플 워치의 워치페이스도 그냥 보면 그렇게 나쁘진 않다. 하지만 큰 문제가 있는데, 애플에서 만든 워치페이스 외에는 사용할 수가 없다. 여러개를 만들어 두었지만, 다 큰 제약이 있다. 커스터마이징은 매우 제약적으로 되는데, 색깔은 일부만, 그것도 일부의 색깔만 변경 가능하고, 유틸리티, 그러니까 시계 부분 부분에 날씨나 일정, 메일 등 다른 앱의 내용을 표시 할 수 있는 기능이 있긴 한데, 매우 매우 제약적이다. 정말 많이 아쉬운 부분이다. 아마도 다른 부분은 몰라도 이 부분은 애플 워치2가 나오면 분명 개선되지 않을까 싶다(차기 제품을 위해 일부러라도 개선을 미루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페블 타임 라운드, 그리고 모든 페블 시리즈는 이 부분에 대해서 월등하다. 정말 수 많은 워치페이스 앱이 있고 앱 개발자의 재량에 따라 다양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

말 그대로 시계 화면 자체가 앱으로써 얼마든지 다양한 연출을 할 수 있다는 것인데, 나는 스마트워치의 핵심은 여기에 있다고 본다. 물론 애니메이션이 다양하면 항상 화면이 켜져 있는 페블 특성상 배터리의 문제가 있겠지만(초당 변하는 워치페이스는 배터리에 치명적이다), 워치페이스에 따라서는 일부러 사용자가 시계를 보는 행위를 했을 때만(비록 그 인식이 매우 부정확하지만) 좀 복잡한 동작을 하고 평소에는 가벼운 동작을 하는 경우도 있다. 내가 쓰는 워치페이스도 그런데, 백라이트가 켜지면 몇초 간은 초 단위로 초가 보이고 잠시후 걸음 걸이가 표시 된다. 그리고 좀 더 지나면 분 단위로 변경되는 모드로 바뀐다. 그리고 페블의 많은 워치페이스 앱들은 색상을 바꾸거나 하는 다양한 옵션을 제공한다.

애플 워치의 전반적인 폐쇄적인 정책도 나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워치페이스에 자유를 주지 않은 것은 정말 이해가 안가고 잘못된 선택이라 생각한다4. 기본적으로 워치페이스를 보게 되는 상황으로써 이 점은 페블 타임 라운드의 압승이라고 생각한다.

단, 워치페이스에 있어서도 애플 워치의 장점이 있다. 애플 워치에서는 핸드폰의 사진첩 혹은 특정 앨범에 있는 사진들만 애플 워치의 워치페이스로 보게 할 수 있다. 애플 워치의 액정은 사진으로 두어도 작다는 것 빼고는 매우 훌륭하게 잘 보인다. 반면 페블 타임 라운드는 64컬러.

매번 애플 워치를 들 때마다 다른 사진을 보게 되는데 여행 사진 등을 두면 꽤 괜찮다. 물론 여기도 문제가 발생하긴 하는데, 사진을 보여주는 워치페이스는 커스터마이징이 극히 제한적이라, 이 화면에 메일이나 날씨 등을 같이 볼 수 없다. 결국 뭐 하나를 포기해야하는 상황.

결론

서로 장단점이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봤을 때 애플 워치 쪽이 좀 더 ‘편리했다.’ 왜냐면 편리하다는 측면은 시계를 보는 것을 인식하는 것(화면 부분 참고)과 알림(알림 부분 참고) 부분은 애플 워치가 훨씬 편했기 때문이다. 애플 워치를 안써봤다면 페블 타임 라운드에 별 불만을 안느꼈을 수도 있는데, 이미 충분히 사용해봤더니 편리함에 많이 차이가 느껴진다.

그 외에 디자인과 희소성, 가격 면에서는 개인적으로 페블 타임 라운드가 더 맘에 든다. 다양한 워치페이스도 한 몫 하겠다.

애플 워치를 1년 정도 써본 경험으로는 스마트 시계의 가장 큰 장점은 알림 받기였다. 그런 면에서 페블 타임 라운드는 완벽하진 않지만 제법 충분히 훌륭했고 디자인이 마음에 든다는 점에서 애플 워치에서 기변한 것이 매우 만족스럽다.

IFTTT 활용기 1 – 윈도우에서 Day One 쓰기

Day One는 iOS 와 OS X 용 일기 앱(유료)이다. 일반적인 일기를 남기기도 좋고, 어떤 기록 등을 남기기 좋다. 사진 올리기도 좋다. 서비스는 정말 좋은데, 문제는 윈도우 용이 없다는 것이다. 그 때문에 잘 안쓰게 된다. 그래서 윈도우에서 쓸 방법을 고민 해봤다. 결국은 IFTTT를 이용해서 만족스럽게 설정을 완료 했다.

이 글은 IFTTT 활용기에 대한 얘기의 시작이고, 윈도우에서 Day One 쓰기는 부차적이고, 제한적(사진 업로드 제외)이라는 것을 미리 얘기하며 시작한다. 서두를 빼고 보려면 아래로 내려가 IFTTT 레시피 만들기부터 보면 된다.

내가 원했던건 단순했다. 윈도우에서 Day One 글을 쓸 수 있어야 하는데, 정확히는 에서 글을 작성하면 그 글이 Day One으로 저장되었으면 했던 것이다. 사진은 지원하지 않아도 좋다(그 정도는 나중에 iOS나 OS X에 들어가서 수동으로 수정하지, 뭐). 그냥 글만이라도 넘어갔으면 좋겠다1.

기본적인 방법은 이메일과 에버노트(Evernote)를 이용하는 것이다. 이메일을 이용하면 특정 이메일 주소나 키워드로 쏘면 Day One에 기록이 되는 것이고, 에버노트를 이용하면 특정 노트북에 글을 남기면 그것이 Day One에 기록이 되는 것이었다. 둘 다 줄바꿈의 문제가 있었고2, 이메일을 이용하는건 기록이 남아서 싫었고, 에버노트를 이용하면 한글 제목이 깨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에버노트를 쓰는 것 자체도 그다지 맘에 들진 않았다.

그러다가 Maker 라는 기능을 알게 되었고 이것을 통해 쉽게 해결 했으며, 더 나아가서 할 것들이 굉장히 많아진걸 알게 되었다.

IFTTT 와 Maker

IFTTT 와 Maker
IFTTT는 어떤 서비스의 트리거가 발생하면, 다른 (혹은 같은) 어떤 서비스로 뭔가를 연결 시켜주는 서비스다. 예를 들어 트위터에 좋아요를 누르면 그걸 에버노트로 옮겨준다던지 하는, 공식 서비스에서 지원하지 않는 것들을 지원해주는 것이다. 잘 활용하면 매우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

Maker는 웹 요청(request)을 트리거로 쓸 수 있다3. 요청을 보낼 때 기본 값(날짜 등) 외에 사용자가 지정한 값은 세 종류까지 보낼 수 있다. Day One 으로 보낼 땐 제목과 내용 두개면 충분하다. 세번째 값은 Tags로 두었다. 쓰진 않을 듯 하지만.

IFTTT 레시피 만들기

레시피는 서비스 간 연결 설정을 의미한다. 서비스를 어떻게 연결할지를 미리 템플릿으로 만들어 둔다고 보면 된다. Day One 에 사용할 건 Save Day One from Web Request 라는 이름으로 IFTTT 레시피를 만들어 두긴 했다. 사실 뭐 특별한 건 거의 없기 때문에 새로 만들어도 전혀 무방하다.

Recipe

Event Name은 Make 에서 인식하는 이름이다(Day One과 무관). Maker를 여러군데에서 쓸 수 있는거니, 적당한걸로 설정해준다.

Which Journal? 은 Day One 에서 저널을 선택하는 것(Day One 에서 여러 저널(일기장)을 쓸 수 있다.

Body 는 내용. Day One 에서 제목은 첫줄로 인식한다. 가령 Value1 을 공백으로 두면 Value2 의 첫줄이 제목이 된다. 여기서 Value1, Value2, Value3 는 url 에서 요청을 보낼때 넣는 값이다. 아래에서 다시 설명.

Tags는 말 그대로 태그.

요청 코드 보내기

제목과 내용(그리고 태그)을 URL Post Request 로 보내야한다. 웹 서버가 있어도 좋지만, 없어도 Javascript 를 돌릴 수 있는 HTML 파일 하나만 있어도 된다(리눅스의 curl 명령어 같은 것을 써도 된다).

HTML 코드 부분을 뺀 자바스크립트 부분만 올렸다. 중간에 보면 .replace(/\n/g, ‘<br>’) 가 있는데, 이건 줄 바꿈을 <br>태그로 바꾸는 것이다. Day One 에서는 마크다운(Markdown)도 인식해서 기본으로는 줄바꿈이 무시 된다4.

HTML 컨트롤 부분은 다음과 같이 되어있다.

나머지는 CSS로 이쁘게 만들면 된다(가장 귀찮은 일). 이렇게 만들어서 하나의 HTML 파일로 만들어서 드랍박스에 올려두었다.

결론

Maker덕에 많은 것들이 편해졌고 다른 아이디어들도 마구 생기고 있다. Maker를 몰랐을 땐 비슷한 웹서버를 만들어야 하나, 만들면 IFTTT와 어떻게 연결해야하나 고민 했었는데, 다행히 Maker 덕에 손쉽게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생겼다.

더 나아가서는 웹서버에서 매일 그날 하루의 미세먼지 정보를 얻어다가 IFTTT로 뿌려보려고 한다. 굳이 Maker를 쓸 필요가 있을지 없을지는 아직 모르겠다. 얼마전 구입한 페블 타임 라운드에 필요한 정보가 알림도 가게 하고, 이제 본격적으로 사용할 만한 것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다음 글은 날씨 & 미세먼지 알림으로 받기를 다룰 예정이다5.

[스터디] 양자 컴퓨팅 시뮬레이터 작성 중

양자 컴퓨팅 시뮬레이터를 제작 중이다. 여러 고민을 하고는 있는데, 현실과 이상의 괴리에서 일단 현실부터 차근차근 끌고 가보려고 한다.

언어적인 계획

가장 이상은 양자 컴퓨팅 언어를 만드는 것이다. 그 전에 현실적인 영역에서 C++ 시뮬레이터부터 시작.

  1. 가장 익숙한 C++ 로 제작. 단, 가급적 C++ 자체 라이브러리를 최대한 사용하고, C++11을 적극 도입해서 써본다1.
  2. Clojure 버전으로 바꾸고 싶다. 원래 이 작업은 Clojure로 시작했었는데, C++ 버전을 완성도 있게 만들고 나서 바꿔보기로 했다.
  3. 새로운 Lisp 계열 언어를 만들어보고 싶다. Lisp이 원래 새 언어를 만들기에 장점이 있는 언어라, 양자 컴퓨팅에 적합한 언어로 만들면 좋을듯 하다. 좀 더 가까운 기반은 Clojure가 될 듯 하다.

Simple Test

몇몇 기본적인 Qubit 클래스를 제작하고 기본 연산자와 Hadamard 오퍼레이터 정도만 만들어서 테스트 해본 화면이다. 얼핏 봤을 땐 틀린건 없어보이는데, 오랜만에 보는거라 모르겠다.

하드웨어

시뮬레이터라 사실상 실제 양자 컴퓨팅과 비교할 순 없다. 개인이 구입할만한 현실적인 하드웨어가 등장하면 좋으련만 아직은 먼 미래인듯 하다.

참고 자료

참고할 만한 자료나 연구는 사실 이미 많이 있다. 실제 양자 컴퓨팅용 Lisp 언어도 존재하고, 양자 컴퓨팅 시뮬레이션을 웹에서 비주얼라이즈 해주는 것도 존재한다. 참고 자료들은 나중에 다시 정리해서 모아볼 예정.

응용 및 결론

사실 응용이 가장 난해한 부분이다. 괜찮게 써먹을 곳은 없다. 예를 들어 ‘암호화 알고리즘에 대해 양자 컴퓨팅을 이용하면 빠르게 풀 수 있다.’라고 한들, 시뮬레이터는 어차피 시뮬레이터 일 뿐, 그 속도를 따라갈 수가 없으니 사실상 무용지물이다. 일단 취미 프로젝트라서 이것이 매우 중요한 부분은 아니지만, 계속 고민해야할 문제이기도 하다.

여튼, 그래서 실제로 써먹을만한 좋은 프로젝트를 목표로 하기 보다는(아마도 불가능), 이를 통해 나 스스로 양자 컴퓨터를 깊게 공부하고 제작 과정을 잘 남기고 정리하여, 나중에 양자 역학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양자 컴퓨팅을 (가급적 쉽게) 이해하게 해줄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블로그 관리 시작 & 스터디 카타고리

블로그 관리를 끊은지 몇년이 되어간다.

작성 중인 글들은 많은데, 어느 순간부터 정보나 내용이 충분히 괜찮아지지 않으면 글을 올리기 꺼려지는 순간이 왔다. 그때부터 관리를 안하게 된 듯 하다.

물론 시간을 좀 더 들일 수록 완성도를 높은 글을 쓸 수 있었겠지만, 그럴 (심적) 여유가 없다는게 문제.
그래서 스터디 카타고리를 만들어서 지속적으로 글을 올리는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정도 내용이 다듬어지면 본격적으로 정리해서 올리기 전에 중관 과정들은 [스터디]라는 말머리(혹은 카타고리)로 적어내려가 보려고 한다.

테크니컬 아티스트를 위한 추천 서적

사실 내가 감히 TA(Technical Artist)를 위한 책을 추천하긴 좀 그렇긴 하다. 정확히는 그래픽스 프로그래머와 그래픽 아티스트를 위한 책이라고 보면 될 듯 하다(그게 그거일 수도 있지만).

세 권을 추천하는데, 첫번째와 두번째 책은 유명하기도 하면서 무조건 추천하는 책인 반면 세번째 책은 약간 난해한 감이 있긴 하다. 이 중 두번째 책(Color and Light)은 이전에 같이 일했던 아트 디렉터가 아티스트에게 책 한권만 추천 한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고 할 정도로 매우 추천하는 책이다(사실 기억이 알쏭달쏭하여, 첫번째 책일 수도 있다. 어쨌건 둘다 무척 추천한다).

Digital Lighting & Rendering – Jeremy Birn

  • 2014년에 3판이 나왔음. 2판을 기준으로 리뷰.
  • 번역서: 디지털 라이팅 & 렌더링 (2판)

책 자체는 아티스트를 대상으로 한 렌더링 책이다. 특수한 툴 사용법을 다루는게 아니고, 기본적인 용어 설명이라던지, 아트 감각적인 카메라/라이팅 배치에 대한 팁 등을 다뤘다.

타일링 같은 기초적인 것도 상황에 맞게 설명하면서, 프레넬 효과, 색 온도, 라이팅/카메라 각도 등도 두루두루 다룬다. 당연히 깊은 설명을 바랄 순 없지만, 아트적인 감각이 부족한 프로그래머나 기술적인 용어들을 좀 더 알고 싶은 아티스트가 보기에 참 좋은 책이다.


오클루젼

프레넬 효과

Image-based Lighting

Color and Light: A Guide for the Realist Painter – James Gurney

  • 번역서: 컬러 앤 라이트

부제 그대로 사실적인 페인터를 위한 책이다. 말하자면 원화가를 위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드로잉 테크닉을 알려주는게 아니라, 실제 (이름이 붙여진) 어떤 현상을 표현하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기 때문에 그래픽스 프로그래머에게도 좋은 지침이 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그래픽스 프로그래머라면 대부분 알겠지만) Motion Blur, Subsurface Scattering(SSS) Caustics 등, 렌더링에서 흔히 사용하는 기법들도 담겨 있다. 하나의 설명당 2페이지씩 다루기 때문에 부담없이 보기 좋다.



Subsurface Scattering 빛이 살 속까지 들어갔다가 반사 되어 약간 반투명한 듯 보이게 된다.

물 표면의 물결(혹은 유리컵의 컵 모양)에 의해 빛이 굴절하여 물 밑에서 모이고 흩어져 특수한 모양을 만든다.

Light and Color in the Outdoors – Marcel Minnaert

  • 한국어 번역서 없음
  • 네덜란드어를 영어 번역

이 책은 네덜란드어가 원어고 영어로 번역 된 책이다. 그 때문에 번역 투의 영어 문체가 살짝 느껴진다. 위의 두 책보다는 읽기 어렵다. 무엇보다도 그림도 간간히 있지만 대부분 말로 설명한다.

책의 내용은 어떤 빛과 관련된 현상이 있으면 그 원리를 대략적으로 설명해주는 책이라고 보면 된다. 물론 ‘원리’라는 것을 한없이 깊게 파고 들 수는 없다. 조금만 파고 들어도 금방 물리학의 영역인데, 어려운 물리학을 다루진 않는다. 종종 약간의 삼각함수 수준의 수학을 사용하여 설명하는 정도로 설명한다.

사실 이 책은 개인적으로는 좋아하는데, 딱히 다른 사람에게 엄청 추천하긴 좀 그렇다. 하지만 영어가 난해한게 큰 문제가 안된다면, 좀 더 깊게 생각해보면서 볼만한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현실적으로 이런 스타일이 책을 별로 본적이 없는데, 책의 접근 방향이 무척 마음에 들어서 추천한다고 보면 된다.


바다에 비친 태양 빛은 왜 길게 보일까?

아지랑이

무지개

PS. 여담으로 돈과 시간이 된다면 사진을 찍으며 여행을 다니면서, 여기에 나온, 나올법한 자연 현상들을 찍고 다니면 참 멋지겠다 싶다. 이 책은 컬러 사진이 그렇게 많지 않은데, 모든 현상이 다 컬러 사진으로 담겨 있다면 더욱 좋을 것 같다.